"이재명 측에 돈 준 장소도 몰라"… 남욱 법정 증언 직격 한 김만배
"이재명 측에 돈 준 장소도 몰라"… 남욱 법정 증언 직격 한 김만배
5일 대장동 공판… 김만배, 연일 남욱 증언 신빙성 문제 삼아
"이재명 측에 실제 전달됐는지는 모르지 않느냐", "추측 가미된 것 아니냐"
남욱 "제가 답변할 부분 아니다"
화천 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의 신빙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남 변호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직격 하는 취지로 증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주로 김 씨로부터의 전언이 중심 내용이다.

서울 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이준철 부장판사)의 심리로 5일 열린 재판에서 김 씨 측 변호인은 남 변호사가 더감(분양대행업체) 이기성 대표에게 돈을 빌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측근들에게 현금 4억 원 이상을 전달했다거나 이 시장과 성남시의원들에게 선거자금 명목으로 최소 4천만 원 이상을 전달했다는 등의 증언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특히 실제로 돈이 당사자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지 않았느냐"라고 추궁했다.

김 씨 측은 "남 변호사는 검찰에서 김 씨가 최윤길, 강한구, 권락용(당시 성남시의원)을 설득하게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꾸게 했고, 성남 도시개발공사 설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고 했다"며 "남 변호사의 추측이 가미된 게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김 씨가 혼자 다 했다는 취지는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당적을 바꿨고 일련의 과정에서 김 씨가 도와준 것은 맞다"며 "한 번에 이뤄진 게 아니라 두세 달에 걸쳐 굉장히 긴 과정에 걸쳐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남 변호사가 김 씨에게 돈을 전달했지만 그 돈이 이재명 시장 측근들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됐는지 여부는 모르는 게 아니냐는 취지의 김 씨 측의 추궁도 이어졌다. 성남시의회 로비뿐만이 아니라 이 시장과 가까운 민주당 김태년 의원과 이화영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남 변호사의 진술에 대해서도 "김만배 씨가 김태년 의원과 친분이 깊다면 의원에게 (직접) 주면 되지 보좌관을 통할 이유가 없지 않으냐"라고 물었다. 이에 남 변호사는 "제 생각을 물어보시는 거면 잘 모르겠다"면서도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지만 학생운동 때 얘기하면서 그때 다 친분이 있다는 취지로 (김만배가) 얘기했다"라고 답했다.
김 씨 측은 일련의 과정에서 남 변호사가 이기성 대표에게 빌린 22억 5천만 원에 대해서도 정확한 금액이냐고 캐물었다. 또 선거자금에 대해서도 4천만 원인지 5천만 원인지 말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남 변호사는 "딱 22억 5천만 원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선거자금으로 건넨 액수는) 최소 4천만 원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김 씨 측은 재차 "김만배 씨가 받아간 돈이 실제 어디에 사용됐는지 확인한 적은 없지 않으냐, 실제로 강한구 성남시의원에게 전달됐다고 믿지 않지 않느냐"라고 따졌고, 남 변호사는 "제가 답변할 부분 아닌 것 같다. (김만배에게) 5천만 원을 드렸다고 하면 (뇌물로) 2500만 원 가고 2500만 원은 본인이 쓰셨기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김 씨 측은 고(故) 유한기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게 건넬 2억 원을 마련한 상황도 문제 삼았다. 김 씨 측은 남 변호사에게"구체적으로 만난 장소가 어디인지 누가 먼저 도착했는지 제대로 진술 못했는데 그 자리에 김 씨가 있었다는 게 맞냐"며 "다른 만남과 기억이 섞인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 반면 남 변호사와 계속 엇갈린 답변을 내놓는 정영학 회계사는 이에 대해 서울 강서구 한 호텔에서 남 변호사만 있었고 김 씨는 없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바 있다. 추궁이 이어지자 남 변호사는 "만배 형이 계속 (돈 가져오라고) 쪼으셨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