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먹는 노조에 "대낮 술판"이라 쓴 <한경>.. <조선>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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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엄정 대응"까지 언급하며 노조 '때리던' <한경>.. 쿠팡 노조 "시민이 가져다준 캔 커피"
쿠팡 노조, 본사 점거하고 대낮부터 술판 벌였다'
에서 지난달 30일 낸 기사의 제목이다. 이들은 물류센터의 폭염대책을 촉구하며 쿠팡 본사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노조 조합원들이 "로비에 돗자리를 펼치고 술판까지 벌이고 있다"며 "경찰의 엄정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썼다. 하지만 노조원들이 이날 마신 것은 캔으로 포장된 커피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 지회는 '술판' 기사에 대해 "(한국경제) 기사의 사진에 나와 있는 캔에 담긴 음료는 맥주가 아니라 커피"라며 캔으로 포장된 커피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커피는 노조 활동을 지지하는 시민이 직접 구매하여 농성장으로 갖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가 제보사진을 통해 '술'이라고 주장했으나 노조가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캔맥주처럼 포장한 커피로 드러났다.


문제는 보수 언론들이 사실이 아닌 보도를 인용해 '노조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화일보>는 1일 '쿠팡서도 민노총 행패, 尹 정부도 기업도 원칙 대응해야'라는 사설을 통해 "'총만 안 들었지 테러범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댓글까지 올라왔다"며 해당 상황을 악의적으로 묘사했다.
<조선일보>도 '술판 벌이며 쿠팡 본사 점거한 민주노총... 강제 진입 시도하다 보안요원 2명 병원 이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 "실제로 지난 27일 촬영된 사진을 보면 대낮부터 마스크를 벗고 맥주를 마시는 민노총 조합원들의 모습이 보인다"라고 썼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제목을 수정하고 본문에서 해당 내용을 슬그머니 삭제했다.
쿠팡물류센터 지회는 "<한국경제>가 보도한 사진의 화질이 흐려 기사를 읽는 사람이 직접 캔의 정체 판단하지 못하게 한 점은 기사의 의도가 노조 투쟁 음해임을 알 수 있게 한다"며 "심지어 사진의 출처가 '독자 제공'이라고 되어 있는 점은 더더욱 사진의 출처가 쿠팡 자본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라고 기사 삭제를 요구했다.
이어 "캔에 담긴 음료의 정체가 진실로 궁금했다면 기자로서 노조에 연락하여 직접 물어볼 수 있었을 텐데 단 한 번의 사실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기사는 언론 기사로서 자격 미달"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노조는 폭염에도 휴게시간 하나 없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을 지켜야 하기에 언제나 진실만을 얘기한다"며 "이번 사례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여러 사례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노조는 쿠팡과 자본의 사주를 받은 언론의 꼼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쿠팡 잠실 로비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