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말하는 대통령,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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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말하는 대통령,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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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말하는 대통령,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대통령

 

 

28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업무보고에서 다누리호 달 궤도 진입 성공 관련 보고를 들으며 박수치고 있다. 

2023년 1월 1일 오전 10시, 티브이(TV)를 켜면 윤석열 대통령이 나온다. 집권 2년 차 첫날을 맞아 한 해 동안 집중할 정책 과제와 비전 등을 발표한다고 한다.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 과제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은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위기감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언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10분가량 이런 새해 국정 구상을 말한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티브이 밖으로 사라진다. 그러곤 다음 일정을 소화할 것이다.

 

 

 

 

 

 

 

 

 

 

 

 

 

 

 

 

 

최근 ‘혼자 말하는 대통령’의 모습이 부쩍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 ‘함께 말할 수 있었던’ 새해 대통령 기자회견 대신, 윤 대통령은 보수 성향 한 언론사와만 단독 인터뷰를 새해 첫날 신문에 싣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더 깊이 있게, 더 밀도 있게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방법, 채널에 대해서 연구하고 검토하고 있다. 언론사 인터뷰도 그중 하나”라고 부연했다. 그 인터뷰를 통해 얼마나 깊이 있게 국민과 소통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출근길 기자회견이 중단된 자리에 대통령의 일방적 말하기가 채워졌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겠다”며 생중계 회의를 진행하고 발언 전문을 공개하는 일이 거듭되다 보니, 이젠 참모들뿐 아니라 국민 눈에도 ‘혼자 말하는 대통령’이 보인다. 지난주 시작된 부처별 업무보고는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이 길어지면서 예상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15일 생중계된 국정과제점검회의는 예상보다 1시간가량 더 진행했다. 이태원 참사 직후 열린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그가 (주로 경찰을 향해) 쏟아낸 발언문을 살펴보면 1만 자가 넘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듣고 싶은 말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윤 대통령이 다변가란 사실은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널리 알려진 바 있다. 대체로 초보 정치인인 윤 대통령에겐 재능이자 매력이 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런 일방통행식 다변은 아니다.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 초반 대변인을 지낸 이가 그를 묘사하며 “1시간이면 혼자서 59분을 얘기한다. 다른 사람 조언 듣지 않는다”라고 언급한 것만큼 아픈 지적이 있을까.

 

 

 

 

 

 

 

 

 

 

 

새해는 윤 대통령과 여권에 분수령의 시간이다. 2024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책 과제를 부각해 윤석열 정부만의 성과를 보여야 하는 과제가 부여돼 있다. 시간이 많지도 않다.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 하반기가 오기 전 결과물을 보여야 한다는 채찍질 같은 조언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럿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2023년은 개혁 추진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의지를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개혁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설득과 협치다.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 ‘극한 대결구도’의 정치 환경에서 굵직한 개혁 과제 여러 개를 한꺼번에 추진하려는 현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집권 1년 차를 딱 하루 남긴 시점. 그는 야당 지도부와 단 한차례도 마주 앉지 않았다. ‘혼자 말하는 대통령’이 이 막중한 과제들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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